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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입 냄새 나는 남자랑은 못 살아

[닥터 이지의 건치 에세이] 입 냄새 나는 남자랑은 못 살아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한 후배가 필자에게 고민 상담을 해왔다. 일하느라 결혼이 늦어진 그 후배는 늦은 나이에 근사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었다. 단 한 가지를 제외하고 완벽했다. 그 한 가지 때문에 결혼이 망설여진다 했다. 이는 입 냄새였다. 평생 얼굴을 맞대고 살 자신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필자는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 남자 친구를 일단 치과로 데려오라고 했다. 그래서 병원을 찾은 그 남자분의 입안을 들여다본 순간, 별일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그 후배에게 “네 남자친구의 그 흠을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거 같아”라고 했다. 그 남자분은 부지런히 치과에 몇 번 내원했고 입 냄새는 없어졌으며 결혼까지 성공했다.

그 남자분은 사업하느라 바빠서 치과에 다닐 시간이 없었는지 잇몸질환이나 충치가 많이 방치되어있던 상황이었다. 잇몸치료와 충치 치료를 끝냈더니 입 냄새가 말끔히 사라졌다.

이전에는 입 냄새가 나더라도 환자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마스크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입 냄새를 호소하며 치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전에는 못 느꼈던 본인의 입 냄새를 스스로 느끼는 예도 있고 원래 있던 입 냄새가 더욱 심해져서 병원을 찾은 예도 있다.

입 냄새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면서 민망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첫인상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대인기피, 우울증까지 생길 수 있다. 반드시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25.9%가 기준치 이상의 구취 농도가 발생한다. 54.2%는 입 냄새 치료를 원한다.

입 냄새는 입속은 물론 여러 장기의 건강상태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냄새가 심각하면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입 냄새의 원인은 생리적, 심리적, 병리적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 입 냄새는 마늘이나 양파와 같은, 향이 강한 음식을 섭취했거나 흡연, 음주 등 일시적 외부 요인에 의한 경우, 기상 후, 격한 운동 등 침 분비가 감소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기상 후 입 냄새가 심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입안 세균의 항균작용이나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의 자정 작용을 담당하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입냄새의 원인 중 하나인 설태 내에 혐기성 세균이 증가해 입 냄새가 심해지는 것이다. 또 긴장하거나 심한 피로감을 느낄 때, 운동을 심하게 했을 때, 특히 마라톤처럼 입으로 숨 쉬는 운동을 장시간 했을 때도 침 분비가 줄어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심리적 입 냄새는 말 그대로 ‘가짜 입 냄새’다. 실제로 입 냄새가 나는 진성 구취와 비교하여 ‘가성 구취’라고도 불린다. 우리 인체는 다양한 대사활동 과정을 겪으며 자연스러운 냄새를 풍긴다. 입에서도 평소에는 무시할 수준의 미약한 냄새를 내며 대사활동을 하는데, 마스크를 쓰면서 그 체감의 정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 경우 구취 측정기를 이용한 객관적인 진단 검사에서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병리적 입 냄새는 질병에 의한 경우다. 입 냄새의 80~90%는 설태를 비롯한 충치, 치석, 잇몸질환, 불량한 보철물, 사랑니, 구내염, 잘 관리되지 않는 틀니 등 입속에 원인이 있다. 호르몬의 변화나 장기적인 약 복용으로 인해 침 분비가 감소한 구강건조증이 있는 경우에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그 외에 만성 비염, 축농증,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의 소화기 질환, 당뇨병, 신장 질환과 간 질환, 편도결석 등도 입 냄새의 원인이다.

모든 문제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쉽게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입 냄새도 마찬가지로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만 있으면 금방 해결할 수가 있다. 향이 강한 음식을 먹은 후의 입 냄새는, 입안의 청결도를 높여주면 해결된다. 올바른 칫솔질은 물론 치간 칫솔 또는 치실을 이용해 남은 음식물 찌꺼기까지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 설태 제거기 등을 이용해 혀 표면에 남아있는 이물질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칫솔질이 어려우면 물이나 가글액으로 입안을 깨끗하게 헹구는 것만으로도 입 냄새 억제 효과를 볼 수 있다. 가글액은 무알코올 가글액이 좋다.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가글액은 입안을 건조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안이 건조해지면 입 냄새가 심해지고 충치나 잇몸 질환의 발생 위험도 커진다. 입 냄새를 감소시키려다 오히려 입 냄새를 심화시키고 충치나 잇몸질환의 발생을 장려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흡연, 음주에 의한 임 냄새는 흡연이나 음주를 줄이고, 기상 후나 격한 운동 등으로 인한 구강 건조에 의한 입 냄새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으로 해결 될 수 있다.

충치나 잇몸질환, 불량한 보철물, 보철물 주변의 이차적 충치는 내버려 두지 말고 적기에 치료하고, 청소가 힘들거나 음식물이 자주 끼는 매복된 사랑니의 경우 필요하면 발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검진을 위해 치과에 1년에 한 번씩은 꼭 가는 게 좋다. 호흡기 질환, 편도결석, 소화기적 질환, 당뇨, 간 질환, 신장 질환 등의 경우는 이비인후과나 내과를 찾아가서 필요한 치료를 받으면 입 냄새가 호전될 수 있다.

입 냄새는 성인 대다수가 겪는 흔한 문제로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하면 금방 개선된다. 입안의 청결도를 높이고 물을 자주 마셔주고 무알코올 가글액을 사용하고, 흡연, 음주 등의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입 냄새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치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겠다. 이지영 닥터이지치과 원장(치의학 박사)
정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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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284534&code=61221111&cp=nv

Posted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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